비워야 비로소 드는 자리

먹빛 어둠 속에서 한 글자가 향처럼 오른다.

생각을 멈추려 애쓰는 것 또한 생각이다. 멈춤을 생각하는 마음을 다시 바라볼 때, 비로소 자리 하나가 비워진다.

思不思 — 생각하지 않음을 생각한다.

여백은 비어 있어 쓸모가 있다. 글과 글 사이, 숨과 숨 사이. 그 사이에 객(客)이 머문다.

마당청소부